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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다녀왔어요. 작성일 : 2011-04-24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간 남자아이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여자아이 맘입니다. 얼마 전까진 맞벌이 맘이었는데 둘째 입학을 준비에 큰애 문제까지 어찌저찌 직장을 쉬면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울 아들에겐 미안하지만 울 딸램은 처음부터 신경을 좀 써주려구요. 사실 울 아들은 초등학교 입학할 때부터 줄곧 신경을 써주지 못했어요. 애가 저학년때는 학교에 상담을 갔는데 담임샘이 그러시더라구요. 울 아들 학교생활 자체에 별로 흥미가 없어 보이고 의욕이 없어보인다구요. (공부를 다른 아이들보다 좀 많이 못하긴 합니다…) 그 땐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4학년 담임샘은 좀 심각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울 아들 수준이 좀 떨어져서 같은 학년하고 공부시키는게 어렵다고. 사실 제가 일하느라 너무 바빠서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 틈이 없어서 아이들이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 잘 몰랐습니다. 더구나 애 아빠는 공부는 중, 고등학교 가서 따라가도 된다구 공부는 좀 못하더라도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어하구요.

저는 4학년 담임샘 말씀에 충격을 받고 일을 좀 쉬면서 직접 공부를 시켜봤습니다. 다른 엄마들이 좀 쉽고 문제양도 적은 편이라 한 학습지부터 꾸준히 시켜봤습니다. 일단 울 아들 맨날 바쁘던 엄마가 항상 옆에 있어주니 그걸 무지 좋아하더라구요. 아이인지라 일년 정도 꾸준히 가르치니 아주 조금 나아진 것 같긴합니다만 여전히 공부를 못하는 아이긴 합니다;; 근데 울 아들 항상 만사에 의욕이 없어 보여서 정말 울화통이 터지는걸 여러 번 참았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애 공부에만 신경을 쓰고 곁에서 지켜보는 애 아빠는 아이를 아주 측은해했어요. 울 아들은 울 아들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암튼 애 아빠랑 상의하다 외국에서 좀 자유로운 교육을 받게 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고 사실 처음에는 우리 경제상황에 맞는 곳을 선택하나 보니 필리핀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도 있고 해서 호주나 캐나다는 정말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인터넷으로 여러 곳을 알아보던 중 애 아빠 회사 동료의 아는 분이 하시는 필라를 소개받게 되었고 부모랑 함께 답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해주셨어요. 수천번 수만번의 고민 끝에 울 아들을 데리고 45일 답사를 가게 되었네요. 그게 울 아들과 처음으로 둘이 한 여행(?)이었고 그 동안 아이를 너무 방치했다는 생각에 죄책감까지 들더군요. 처음 나와 본 외국이라 그런지 울 아들 무지 즐거워하고 필리핀을 맘에 들어 하더라구요. 저도 제 남편도 아이를 보낸다면 일단은 길게(1년 이상) 보낼 생각은 없어서 단기로 다닐 수 있고 영어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입학이 가능한 학교를 원했습니다. 또 한국에선 고학년이 될수록 공부량도 많이 지고 아이가 이리저리 치이게 될 테니 그냥 죽어라 공부하는 학교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학교를 원했습니다.

울 아들의 영어실력, 성격,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서 실장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적당한 학교를 몇 군데 돌아봤습니다. 필리핀에 와본 적이 없으신 부모님이나 아이들을 고려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일단 필리핀은 필리핀입니다. 영화같은데서 보던 서구식 학교를 상상하시고 오시면 조금 실망하실꺼에요. 교실마다 에어컨 다 있고 운동장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학교도 있고 그냥 한국 초등학교랑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물론 조금 더 비싼 학교는 한국 학교보다 훨씬 좋은 시설을 자랑하는 곳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찮아서요. 저는 신혼여행도 세부로 왔었고^^ 필리핀이 어떤 나라인지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실망하는 일은 없었어요. 필리핀이 우리나라보다 못 살기 때문에 여기에서 한국인들은 필리핀 사람들이 사는 동네가 아닌 다른 좋은 동네에 모여 살고 일반 필리핀 사람들이 먹고 이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사용하고 더 비싼 음식을 먹게 되죠. 그래서 한국이랑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 어쩌면 더 좋은 상황에서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세부에선 상당한 부자동네에 위치해있고 건물이나 시설 등은 필리핀에선 최고라 생활하는데 아무런 불편은 없어요. 성인들도 필리핀으로 많이 연수를 간다고 들었습니다. 암튼 필리핀은 필리핀이라는걸 이해하고 오셔야 합니다.

학교는 사실 제가 많은 부분을 살펴보지는 않았어요. 울 아들이 자유롭게 빡세지 않게 공부하면서 방과 후 수업 같은 것이 많아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을 환경인지 아닌지를 가장 신경써서 보았구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브라이트 아카데미라는 학교가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근데 울 아들 성적으론 들어가긴 어려울 것 같기도 하고… 또 학교 생활이 끝나고 집에 왔을 때 얼만큼 울 아들을 잘 보살펴 줄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려구요.

직접 와서 살펴보니 마음이 좀 편해집니다. 실장선생님의 교육 방법이 너무 마음에 쏙 들구요. 울 아들 초등학교 5학년이라 아직 엄마 손이 필요한 나이이고 게다가 외국에 있으니 부모랑 떨어져 지내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불안을 느낄 수도 있잖아요. 여기는 소수정예로 실장선생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이 정말 하나하나 챙겨주시더라구요. 저녁에 원어민 선생님이 아이 옆에 앉혀놓고 동화책까지 읽어주시는 모습에 완전 감동받았어요. 아이가 매일매일 선생님이랑 같이 책을 읽고 벽에다 스티커를 붙이면서 좋아하더라구요. 아이가 개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늘 원어민 선생님, 한국인 선생님과 같이 있는 모습도 너무 좋아보였구요. 울 아들도 같이 답사가보더니 세부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난리를 칩니다. 만사에 의욕 없던 울 아들이 하고 싶은 일이라 하니 시작시켜볼까 합니다. 일단은 8월부터 3개월정도 esl 코스부터 시켜보려구요. 그리고 아이가 적응을 잘 하고 더 있고 싶어하면 여기 사립학교에 입학시켜볼까 합니다. 저는 아이 공부보다 울 아들이 관심 받고 있다고 좀 느끼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실장선생님이 공짜로 울 아들 원어민이랑 일대일 수업이랑 일대사 수업을 듣게 해주셨는데요. 항상 부모의 관심이나 학교에서 선생님의 관심에서 멀었던 우리 아들 일대일 선생님의 본인을 향한 큰 관심에 조금씩 의욕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아서 그것 만으로도 너무 기쁩니다. 일단은 세부에서 학교 생활에 대한 의욕을 갖고 학교에서 친구들도 많이 사겨서 같이 많은 활동을 하고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이건 성인일때는 하기 힘든 일인 것 같아서요. 또 학교 생활 후엔 선생님들의 관심과 애정을 듬뿍받으며 숙제도 같이 하고 모자란 공부도 좀 하길 바랍니다.

혹시 아이를 유학 보내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잘 선택해서 보내세요. 업체들은 우후죽순 많이 생기는 것 같은데 많이 신경 써서 하는 업체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이 데리고 한 번 가보시면 부모님이 직접 눈으로 확인도 할 수 있고 아이가 가길 좋아하는지 안좋아하는지도 아실 수 있습니다. 요즘 애들은 다들 자아가 강해서 지들이 하기 싫은 건 안하잖아요. 그런 경우엔 보내봐도 열심히 안하게 될테구요. 전 아이랑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고 이번 답사 완전 만족입니다.

어떤 목적으로 유학을 보내는 건지도 확실히 결정을 내리세요. 무조건 유학을 보내는 건 안좋은 것 같고 아이정서 상으로도요. 저는 이번 유학을 울 아들이 세상을 좀 넓고 크게 보고 학교생활에 좀 관심을 갖는 아이가 되어서 돌아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어공부도 좀 하구요. 아이가 한국에 돌아왔을때가 걱정되지 않내구요? 전혀요. 초등학교 한 학년 정도는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고등학교보다는요.) 울 아인 지금 공부보단 즐겁게 학교 다닐 수 있게 해주는게 더 중요하거든요. 울 아이 조금 더 크기 전에 유학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뿐입니다. 4 5일 동안 우리 아이에게 잘 맞는 것을 찾아주기 위해 동분서주하시던 실장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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